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
어제:
259
전체:
5,025,927

이달의 작가
2008.10.26 14:45

어둠숨쉬기

조회 수 225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둠숨쉬기



                                                     이월란




듣고 계십니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었다 지는 꽃
붉은 와인같은 한모금의 피가 도는 병목
따라 흘러내린 투명한 손에 만개의 혼이 들어


1초에 30cm 이상 움직이세요
그래야 어둠의 눈이 밝아지는, 나는 당신의 센서등
램프가 따뜻해오잖아요, 맴맴 도는 가슴소리
숲을 건설하는 미세한 다섯 손가락으로
비브라토의 세상을 편곡하는 밤


집으로 가는 길엔 늘 해가 지고 있었어도
설국의 문을 열면 그래도 해를 품은 우리들의 눈부신 집
해도처럼 밀려오던 우리들의 집
언어의 늪 속에서 살색이 바닷색이 되고
숨소리가 파도소리가 되도록

  
나의 육성은 110볼트에요
변압기같은 톰슨 주석 카피본에 죄를 입력하고 있어요
목놓은 기억이 별띠 두른 창을 흔들어요
나는 매일, 읽히지 않고 삭제 당하는 메일


멕시코만에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달려온다고
사람들이 도시를 휑하니 비웠었죠, 그 땐
고소공포증에 걸린 빈 위장같은 하현달 아래
또 착란의 가을이 왔어요

                                                    2008-10-2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64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63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62 뒷모습 이월란 2008.05.09 380
61 너에게 가는 길 이월란 2008.05.08 460
60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59 눈꽃사랑 이월란 2008.05.08 406
58 잃어버린 날 이월란 2008.05.08 352
57 탄식 이월란 2008.05.08 303
56 숨바꼭질 이월란 2008.05.08 364
55 진흙덩이 이월란 2008.05.08 347
54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53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6
52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51 불가사의(不可思議) 이월란 2008.05.08 355
50 1회용 장갑 이월란 2008.05.08 492
49 너에게로 이월란 2008.05.08 350
48 겨울약속 이월란 2008.05.08 362
47 새벽무대 이월란 2008.05.08 331
46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