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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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10.26 14:45

어둠숨쉬기

조회 수 226 추천 수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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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숨쉬기



                                                     이월란




듣고 계십니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빨리 피었다 지는 꽃
붉은 와인같은 한모금의 피가 도는 병목
따라 흘러내린 투명한 손에 만개의 혼이 들어


1초에 30cm 이상 움직이세요
그래야 어둠의 눈이 밝아지는, 나는 당신의 센서등
램프가 따뜻해오잖아요, 맴맴 도는 가슴소리
숲을 건설하는 미세한 다섯 손가락으로
비브라토의 세상을 편곡하는 밤


집으로 가는 길엔 늘 해가 지고 있었어도
설국의 문을 열면 그래도 해를 품은 우리들의 눈부신 집
해도처럼 밀려오던 우리들의 집
언어의 늪 속에서 살색이 바닷색이 되고
숨소리가 파도소리가 되도록

  
나의 육성은 110볼트에요
변압기같은 톰슨 주석 카피본에 죄를 입력하고 있어요
목놓은 기억이 별띠 두른 창을 흔들어요
나는 매일, 읽히지 않고 삭제 당하는 메일


멕시코만에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달려온다고
사람들이 도시를 휑하니 비웠었죠, 그 땐
고소공포증에 걸린 빈 위장같은 하현달 아래
또 착란의 가을이 왔어요

                                                    200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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