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2
어제:
225
전체:
5,032,901

이달의 작가
2008.12.04 13:46

밤눈

조회 수 289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눈


                                                                                                                   이월란



어둠의 비탈이 일어선다 허물 벗은 창백한 나비떼 은비처럼 날면 어둠의 관절 사이로 빛꽃이 핀다 저리 부질없는 목숨이 핀다 하늘이 주는 것이라면 시린 운명도 따뜻이 받아 녹일 줄 알아야 한다고 고요를 물고 내리는 은밀한 하늘의 증언


잠든 이마에 깜빡깜빡 쌓여 밤새 눈시울 적시고도 저리 시린 듯 퍼부어도 오한이 들지 않는 세상 굴뚝마다 노긋한 삶의 연기 동난 적 없으니 빙점 아래로 떨어지는 저 덧없음의 결정체는 승천한 꽃들의 넋일게다


뼛속까지 시린 빙어(氷魚)가 되어 그리움의 전쟁을 치르는 탈색 마친 핏방울 같아 배반하고 싶은 저 순결의 지느러미떼 가슴보다 붉은 볏 머리에 이고서도 서릿빛으로 내리는 푸르도록 푸른 자귀질 간담 서늘한 주문이 수은주처럼 내리면 잠 못 이룬 산들이 마비되고 있다 강들이 마비되고 있다

                                                                          
                                                                                                                2008-12-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5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444 밤마다 쓰러지기 이월란 2010.01.23 364
» 밤눈 이월란 2008.12.04 289
442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441 발칸의 장미 이월란 2010.01.07 518
440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439 바이바이 스노우맨 이월란 2011.01.30 446
438 바벨피쉬 이월란 2010.04.13 495
437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436 바람의 혀 이월란 2008.10.21 298
435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434
434 바람의 뼈 이월란 2008.05.10 290
433 바람의 밀어 이월란 2008.05.08 376
432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431 바람의 길 3 이월란 2008.05.10 264
430 바람의 그림자 이월란 2009.11.11 430
429 바람의 교주 이월란 2009.10.24 275
428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298
427 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 2009.12.15 425
426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