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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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12.04 13:46

밤눈

조회 수 291 추천 수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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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눈


                                                                                                                   이월란



어둠의 비탈이 일어선다 허물 벗은 창백한 나비떼 은비처럼 날면 어둠의 관절 사이로 빛꽃이 핀다 저리 부질없는 목숨이 핀다 하늘이 주는 것이라면 시린 운명도 따뜻이 받아 녹일 줄 알아야 한다고 고요를 물고 내리는 은밀한 하늘의 증언


잠든 이마에 깜빡깜빡 쌓여 밤새 눈시울 적시고도 저리 시린 듯 퍼부어도 오한이 들지 않는 세상 굴뚝마다 노긋한 삶의 연기 동난 적 없으니 빙점 아래로 떨어지는 저 덧없음의 결정체는 승천한 꽃들의 넋일게다


뼛속까지 시린 빙어(氷魚)가 되어 그리움의 전쟁을 치르는 탈색 마친 핏방울 같아 배반하고 싶은 저 순결의 지느러미떼 가슴보다 붉은 볏 머리에 이고서도 서릿빛으로 내리는 푸르도록 푸른 자귀질 간담 서늘한 주문이 수은주처럼 내리면 잠 못 이룬 산들이 마비되고 있다 강들이 마비되고 있다

                                                                          
                                                                                                                200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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