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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12.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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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월란



밑빠진 항아리 하나 소리 없이 발견해 낸 그는
두 눈 반짝이며 암실로 들어갔다
제대로 밑이 빠진 독이다
암실 속에서 빛은 치명적이다
얄팍하고 감질나는 종이패에 질린 그는
좀더 묵직하고 도톰한 인간의 패로 바꾼 것이다
올인하기엔, 살아있는 패는 그리 미더운 물건이 못된다
패가 수시로 둔갑을 한다
이제까지는 모두 연습게임에 불과했다
간과해버린 무서운 덫은 패가 살아 있다는 것
복사된 꿈은 그의 손에서 제대로 인화되고 있을까
팔딱이며 숨쉬는 패가 돈다


그는 미쳤다, 제대로

                                                        200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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