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338
전체:
5,022,037

이달의 작가
2008.12.26 03:59

소포

조회 수 269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소포


                                                                        이월란




소포 두 개를 부쳤다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우체국에서, 같은 주소, 같은 UPS*로
정확히 이틀 후 감사의 메일을 받았다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며칠 후 또 다른 감사의 메일이 왔다
두 번째 소포를 받으셨다는 것이다
첫 번째 메일이 왔을 때, 당연히 두 개의 소포를 받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은 두 개의 포장은 당연히 같은 길을 갈 줄 알았다
마땅히 똑같은 운명이리라 여겼다
두 개의 포장으로 나뉜 하나의 운명은
별 개의 손을 거쳐, 각기 다른 트럭에 실렸고
각기 다른 비행기를 탔을까
천국에서 마주대할 너와 나의 운명도 이같을까
손 붙들고 갈 수 없는 별개의 포장처럼
내 손에서 똑같이 떠났어도 별개의 루트를 거쳐
서로 다른 날, 같은 목적지에 도달한 두 개의 소포처럼


                                                                      2008-12-24



* UPS : United Parcel Service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5 사랑 8 이월란 2009.01.15 280
424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423 포츈쿠키 이월란 2009.01.15 284
422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421 해동(解凍) 이월란 2009.01.13 308
420 비의 역사 이월란 2009.01.07 300
419 스팸메일 이월란 2009.01.07 273
418 포스트들이 실종되는 것은 일상다반사 이월란 2009.01.07 257
417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416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415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414 눈(雪)이 무겁다 이월란 2008.12.26 418
» 소포 이월란 2008.12.26 269
412 풍금(風禽) 이월란 2008.12.26 258
411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410 둥근 집 이월란 2008.12.19 264
409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408 타짜 이월란 2008.12.19 315
407 손님 이월란 2008.12.19 278
406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