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8
어제:
338
전체:
5,022,137

이달의 작가
2009.01.02 04:28

가슴에 지은 집

조회 수 308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뚝딱뚝딱 못질 한 소리 새어나오지 않았다. 공고히도 기초를 닦은 가슴의 바닥은 얼마나 깊은 걸까. 비 오면 젖어주고 눈 오면 발 시려도 바람의 무릎이 꺾여 흔들리지 않는 집. 밥 짓는 뽀얀 연기 한 줌으로도 당신과 나, 종일토록 배고프지 않다. 벽 없는 기억의 방들이 세포처럼 자라고 가상의 안부를 묻는 푸른 편지 수시로 날아드는 집, 주소가 없다. 어혈에 박힌 내시경같은 창마다 늙지 않는 풍경이 산다. 당신의 밤과 나의 해가 공생하는 옥개 아래 수시로 몸을 포개어도 차마 어둠이 오지 않는 집. 허물어도 허물어지지 않아 내가 허물어져야 하는 속절없이 높은 지붕은 오늘도 별들의 은어를 수신하는데.

                                                                                                                    2008-12-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5 가방 속으로 이월란 2010.01.04 489
984 가벼워지기 이월란 2010.04.13 406
983 가변 방정식 이월란 2009.12.20 339
982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2009.01.02 308
980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979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0
978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977 가윗날 이월란 2008.09.13 221
976 가을 죽이기 이월란 2009.11.16 315
975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974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973 가을소묘 이월란 2008.05.10 296
972 가을의 뒷모습 이월란 2008.05.08 389
971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970 가을주정(酒酊) 이월란 2008.05.10 276
969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968 가짜 귀고리 이월란 2016.09.08 115
967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966 각주 좀 달지마라 이월란 2009.08.13 40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