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276
전체:
5,025,594

이달의 작가
2009.01.02 04:28

가슴에 지은 집

조회 수 308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슴에 지은 집


                                                                                                                       이월란




뚝딱뚝딱 못질 한 소리 새어나오지 않았다. 공고히도 기초를 닦은 가슴의 바닥은 얼마나 깊은 걸까. 비 오면 젖어주고 눈 오면 발 시려도 바람의 무릎이 꺾여 흔들리지 않는 집. 밥 짓는 뽀얀 연기 한 줌으로도 당신과 나, 종일토록 배고프지 않다. 벽 없는 기억의 방들이 세포처럼 자라고 가상의 안부를 묻는 푸른 편지 수시로 날아드는 집, 주소가 없다. 어혈에 박힌 내시경같은 창마다 늙지 않는 풍경이 산다. 당신의 밤과 나의 해가 공생하는 옥개 아래 수시로 몸을 포개어도 차마 어둠이 오지 않는 집. 허물어도 허물어지지 않아 내가 허물어져야 하는 속절없이 높은 지붕은 오늘도 별들의 은어를 수신하는데.

                                                                                                                    2008-12-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25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4
1024 야경 찍는 법 이월란 2021.08.16 53
1023 공항 가는 길 이월란 2021.08.16 53
1022 노을 5 이월란 2021.08.16 54
1021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1020 오래된 가족 이월란 2021.08.16 57
1019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018 눈길 이월란 2021.08.16 59
1017 동백아가씨 이월란 2021.08.16 62
1016 창세기 다시보기 이월란 2021.08.16 63
1015 접속 이월란 2021.08.16 68
1014 홀수의 미학 이월란 2021.08.16 74
1013 토르소 이월란 2021.08.16 89
1012 입양아 이월란 2015.09.20 99
1011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100
1010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100
1009 야경 이월란 2015.03.30 106
1008 사각지대로 가 주세요 1 이월란 2016.09.08 110
1007 안녕, 눈동자 이월란 2021.08.16 110
1006 언니 이월란 2021.08.16 1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