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306
전체:
5,022,921

이달의 작가
2009.01.31 06:10

달거리

조회 수 294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달거리


                                                    이월란




내 몸 속 ‘달’의 거리는 초승에서 그믐까지,
내장된 붉은 칩이 기억하는 무사분열의 악습은
하자 없는 리듬이라 하자
달빛 없는 거리는 너무 을씨년스러워
한 시절 밝혀두는 가로등이라 하자
한 보시기 쏟아지는 보름달같은 생명도
합법화된 살육이라 하자
손톱 자라듯, 머리칼 자라듯
양지 곁에 새순 돋듯 몽매히도 자라는
칩거 중인 질긴 生의 회로라 하자
구슬프게 건축된 물컹한 생신(生身)을 핏줄로 도는
무심한 웃음의 강줄기를 따라
무의식 중 밀애의 배를 띄운 아름다운 범죄라 하자
긴요한 계약만료의 계시가 진행 중인
정받이도 즐거운 암술의 씨방에 새겨진
창세기 1장 1절이라 하자
갈색 왜성이 반지름을 키우는 별들의 요람은
달마다 흔들리고
가벼운 별아기 장미꽃잎처럼 부서져 내리는,
둥글어가는 시간의 알집을 관측하는
거대한 마젤란의 망원경 렌즈에 잡힌
별똥별의 미네랄이라 하자
여하튼, 포궁의 자오선 가득 피비린내 나는
반란 중


                                               2009-01-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45 다녀간 사람들 이월란 2008.05.10 368
744 다섯 개의 비밀 이월란 2021.08.16 116
743 다음 페이지 이월란 2010.09.26 431
742 다이어트 이월란 2008.05.10 271
741 단지, 어제로부터 이월란 2011.05.31 340
740 단풍 이월란 2008.05.10 253
739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738 단풍 2 이월란 2008.05.10 267
737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736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294
734 달팽이의 하루 2 이월란 2015.09.20 376
733 당신 이월란 2008.05.07 394
732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731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730 당신꺼 맞지?--------------conte 시 이월란 2008.05.10 293
729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728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468
727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726 당신은 지금 이월란 2009.10.05 256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