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리
이월란
내 몸 속 ‘달’의 거리는 초승에서 그믐까지,
내장된 붉은 칩이 기억하는 무사분열의 악습은
하자 없는 리듬이라 하자
달빛 없는 거리는 너무 을씨년스러워
한 시절 밝혀두는 가로등이라 하자
한 보시기 쏟아지는 보름달같은 생명도
합법화된 살육이라 하자
손톱 자라듯, 머리칼 자라듯
양지 곁에 새순 돋듯 몽매히도 자라는
칩거 중인 질긴 生의 회로라 하자
구슬프게 건축된 물컹한 생신(生身)을 핏줄로 도는
무심한 웃음의 강줄기를 따라
무의식 중 밀애의 배를 띄운 아름다운 범죄라 하자
긴요한 계약만료의 계시가 진행 중인
정받이도 즐거운 암술의 씨방에 새겨진
창세기 1장 1절이라 하자
갈색 왜성이 반지름을 키우는 별들의 요람은
달마다 흔들리고
가벼운 별아기 장미꽃잎처럼 부서져 내리는,
둥글어가는 시간의 알집을 관측하는
거대한 마젤란의 망원경 렌즈에 잡힌
별똥별의 미네랄이라 하자
여하튼, 포궁의 자오선 가득 피비린내 나는
반란 중
 200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