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739
어제:
1,166
전체:
6,498,879

이달의 작가
2009.02.04 12:26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조회 수 693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이월란



늘그막에 철 드셨던 울 아버지
주말마다 엄처시하 자처하며 마나님 모시고 여행 가시네
산도 많고 절도 많은 방방곡곡
골골 샅샅이 동반자죽 남기고 오라 밀명 받은 사자처럼
기차시간 멀었건만 고부라지는 허리 가을볕에 빳빳이 펴시고
일찌거니 앞뜰에 서 계시네
설거지 헐레벌떡 마치고 코티분 토닥이시던 울 엄마
고개는 설레설레, 버얼써 또 나가가 저래 서 있제
문틈으로 살짝 보니
브림 좁은 페도라 아래 찰스 황태자 같은 바바리 입으시고
하늘 한 번 보시고 흠흠, 땅 한 번 보시고 흠흠
조만간 고함소리 들리겠다 싶더니
- 아이, 아직도 안나오고 뭐하노?
- 번갯불에 콩 볶아 묵을 저 영감탕구, 엎어지면 코 닿을 데
  버얼써 가가 뭐할란고 좀 물어 보거래이
다소곳이 나가 아뢰기를, 아버지예, 엄마 지금 나오고 있어예
동문서답 메신저는 아랑곳 없이
다이애나 황태자비처럼 투피스를 차려 입으신 울 엄마
하얗게 흘기시는 눈 속에 새털구름 퐁퐁 솟고
황태자 뒤를 팔랑팔랑 따라가시는 마나님 뒤태에
대문 걸어두고 뒤돌아서면
가본 적 없는 내장산, 설악산 단풍이 울엄마 뿌려놓은 분내처럼
내 기억의 앞뜰 가득 울긋불긋 타올랐지

                                                                 2009-02-0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7 거울 속 페로몬 이월란 2009.03.21 610
636 옹알옹알옹알이 이월란 2009.04.05 565
635 뜨거운 기억 이월란 2009.03.21 552
634 개작(改作) 이월란 2009.03.21 574
633 막장무대 이월란 2009.03.21 565
632 영시집 Island 2 이월란 2010.06.18 1708
631 기아바이 이월란 2009.02.14 678
630 엉기지 말라 그랬지 이월란 2009.02.14 568
629 고스트 이월란 2009.02.14 709
628 산눈 이월란 2009.02.14 545
627 울음소리 이월란 2009.02.14 709
626 체중계 이월란 2009.02.08 712
625 구신 들린 아이 이월란 2009.02.08 694
624 개가(改嫁) 이월란 2009.02.08 715
623 제3시집 첫 키스 이월란 2009.02.08 901
622 만삭 이월란 2009.02.04 604
»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이월란 2009.02.04 693
620 라식 이월란 2009.02.03 491
619 꽃병 이월란 2009.02.03 616
618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601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