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4
어제:
259
전체:
5,026,076

이달의 작가
2009.01.31 06:10

달거리

조회 수 294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달거리


                                                    이월란




내 몸 속 ‘달’의 거리는 초승에서 그믐까지,
내장된 붉은 칩이 기억하는 무사분열의 악습은
하자 없는 리듬이라 하자
달빛 없는 거리는 너무 을씨년스러워
한 시절 밝혀두는 가로등이라 하자
한 보시기 쏟아지는 보름달같은 생명도
합법화된 살육이라 하자
손톱 자라듯, 머리칼 자라듯
양지 곁에 새순 돋듯 몽매히도 자라는
칩거 중인 질긴 生의 회로라 하자
구슬프게 건축된 물컹한 생신(生身)을 핏줄로 도는
무심한 웃음의 강줄기를 따라
무의식 중 밀애의 배를 띄운 아름다운 범죄라 하자
긴요한 계약만료의 계시가 진행 중인
정받이도 즐거운 암술의 씨방에 새겨진
창세기 1장 1절이라 하자
갈색 왜성이 반지름을 키우는 별들의 요람은
달마다 흔들리고
가벼운 별아기 장미꽃잎처럼 부서져 내리는,
둥글어가는 시간의 알집을 관측하는
거대한 마젤란의 망원경 렌즈에 잡힌
별똥별의 미네랄이라 하자
여하튼, 포궁의 자오선 가득 피비린내 나는
반란 중


                                               2009-01-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5 오리가족 이월란 2011.05.10 307
304 오일장 이월란 2009.07.29 346
303 오줌 싸던 날 이월란 2009.01.16 462
302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301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300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299 옹알옹알옹알이 이월란 2009.04.05 280
298 완전범죄 이월란 2008.05.10 289
297 왕따 이월란 2008.05.10 241
296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295 왜 당신입니까 이월란 2008.05.10 247
294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293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292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291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290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55
289 요가 이월란 2010.09.20 441
288 요코하마 이월란 2011.05.31 740
287 욕망을 운전하다 이월란 2009.04.22 374
286 우렁각시 이월란 2009.07.27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