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0
어제:
306
전체:
5,023,093

이달의 작가
2009.01.31 06:10

달거리

조회 수 294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달거리


                                                    이월란




내 몸 속 ‘달’의 거리는 초승에서 그믐까지,
내장된 붉은 칩이 기억하는 무사분열의 악습은
하자 없는 리듬이라 하자
달빛 없는 거리는 너무 을씨년스러워
한 시절 밝혀두는 가로등이라 하자
한 보시기 쏟아지는 보름달같은 생명도
합법화된 살육이라 하자
손톱 자라듯, 머리칼 자라듯
양지 곁에 새순 돋듯 몽매히도 자라는
칩거 중인 질긴 生의 회로라 하자
구슬프게 건축된 물컹한 생신(生身)을 핏줄로 도는
무심한 웃음의 강줄기를 따라
무의식 중 밀애의 배를 띄운 아름다운 범죄라 하자
긴요한 계약만료의 계시가 진행 중인
정받이도 즐거운 암술의 씨방에 새겨진
창세기 1장 1절이라 하자
갈색 왜성이 반지름을 키우는 별들의 요람은
달마다 흔들리고
가벼운 별아기 장미꽃잎처럼 부서져 내리는,
둥글어가는 시간의 알집을 관측하는
거대한 마젤란의 망원경 렌즈에 잡힌
별똥별의 미네랄이라 하자
여하튼, 포궁의 자오선 가득 피비린내 나는
반란 중


                                               2009-01-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5 데자뷰 (dejavu) 이월란 2008.05.10 277
304 대출 이월란 2010.03.05 451
303 대숲 이월란 2011.03.18 363
302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301 당신의 봄 이월란 2009.07.29 388
300 당신은 지금 이월란 2009.10.05 256
299 당신은 늘 내 몸에 詩를 쓴다 이월란 2008.11.26 390
298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468
297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296 당신꺼 맞지?--------------conte 시 이월란 2008.05.10 293
295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294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293 당신 이월란 2008.05.07 394
292 달팽이의 하루 2 이월란 2015.09.20 376
»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294
290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289 단풍론 이월란 2010.07.09 442
288 단풍 2 이월란 2008.05.10 267
287 단풍 이월란 2008.05.10 253
286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