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3
어제:
176
전체:
5,020,854

이달의 작가
2009.04.05 11:02

그림자숲

조회 수 25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숲



이월란(09/03/31)




사선으로 눕기 시작한 오후의 햇살은
잠든 벽면 가득 블라인드와 나뭇가지들로 지은 벽화를 남겼다
콜라주로 자란 몸과 페이스페인팅으로 웃는 얼굴은
침실의 야간등처럼 홀로 철야를 하고 있다
나는 평면기호처럼 가지런히 누워 있다
꽃모종처럼 이곳 저곳에 심어진 시간들은 착실하게도 피고 져왔다
한 사람 죽고 한 사람 태어나는 사이
한 사람 알고 한 사람 잊어가는 사이
한 호흡 끊어지는 방음벽 사이론
발이 가벼운 벌목꾼이 되어 내일의 햇빛을 잘라야 해
수피처럼 무디어진 톱날은 어떻게 세우나
어둠 속에선 사람들과 부딪치면 안되지
굳은 살은 하늘로 가 별로 박혔어도
회전하는 연마석같은 시간에 날을 세우면
흩어지는 톱밥들이 베갯잇 속에 왕겨처럼 쌓인다
복사지같은 사각의 어둠 사이로
톱양이 씹어놓은 하루의 가장자리는
페이퍼컷처럼 날카롭지 않아
절단하는 나는 결코 마모되지 않는다
무디어지지 않는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5 태양꽃 이월란 2008.05.13 239
904 탄식 이월란 2008.05.08 303
903 타짜 이월란 2008.12.19 315
902 타임아웃 이월란 2015.03.30 234
901 타임래그 2 이월란 2010.10.29 579
900 타인 이월란 2008.05.08 359
899 타로점 이월란 2010.03.30 426
898 클레멘타인 이월란 2010.06.12 428
897 클래스 바 (Class Barre) 이월란 2021.08.16 100
896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895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334
894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893 캄브리아기의 평화 이월란 2008.08.05 260
892 칼 가는 사람 이월란 2009.05.04 495
891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634
890 카멜레온 이월란 2009.10.17 269
889 칭기즈칸 이월란 2013.05.24 386
888 치병(治病) 이월란 2008.05.07 471
887 치과에서 이월란 2009.12.31 466
886 충전 이월란 2008.12.19 2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