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몸
이월란(09/04/11)
가끔씩 발자국이 섬을 디딜 때도
이따금씩 그 디딘 섬들이 이어지고 있을 때도
가끔씩 두 손바닥 위로 바다새 푸르게 날아오를 때도
붙박인 가슴변으로 파도가 부딪쳐 올 때도
두 눈으로 짠 바닷물이 새어나올 때도
허기진 모가지 위로 꺼억꺼억 갈매기 울음소리 들릴 때도
노을 아래 지은 집으로 밀물처럼 쓰러져 누울 때도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은
내가 알고 싶지 않았던 것은
내가
내가
출렁출렁 움직이는 작은 바다였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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