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4
어제:
213
전체:
5,033,392

이달의 작가
2009.05.09 13:35

이드의 성(城)

조회 수 315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드의 성(城)



이월란(09/05/06)




실패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 하나 자아의 벽돌 한 장 주웠다. 홀로 진동하는 차단된 음표처럼 던져 놓아도 알파벳 순서처럼 차곡차곡 쌓여진 무명의 세월이 담이 되었다. 유리문진처럼 종이짝같은 아이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거짓 장례식같이 만들어진 슬픔과 우연의 농간이 진흙처럼 개어진 견고한 담장이 꿈의 테를 따라 뿌리를 내렸고 무한한 세상은 눈 앞에서 칸칸이 좁아졌다. 아이를 소리치게 만드는 세상의 침묵은 눈부신 하늘이 되었고 푸른 성곽을 따라 파놓은 강은 아이가 건너야 할 깊은 장애가 되었다. 형체 없는 적들이 완전무장을 하고 에워싸버린 난공불락의 성채는 불면의 날로 키가 자라고 뜨는 해와 지는 해를 구별 할 수도 없는 난시를 키웠다. 과잉과 결핍이 맞닿은 경계는 깨금발로도 설 수 없는 미도를 닦고 네온사인처럼 반짝이는 성 밖의 적들은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은 채 빛으로 가장한 가시를 품고 있었다. 성주로 장성한 요새를 지키는 키 자란 아이 하나, 흔들지 않아도 저 혼자 떨어져내리는 아람이 될 때까지 기마병의 맥박으로 성곽의 테두리를 달리고 있다. 고독한 K는 오늘도 견고한 카프카의 성을 측량하고 있다. 성문 없는 성을 나오기 위해, 점령 당하지 않기 위해.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토끼와 거북이 이월란 2010.06.12 535
764 클레멘타인 이월란 2010.06.12 428
763 붉은 전사 이월란 2010.06.12 459
762 식기 세척기 이월란 2010.06.12 435
761 캔들 라이트 이월란 2010.06.12 416
760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759 강촌행 우등열차 이월란 2010.06.07 662
758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757 갈증 이월란 2010.06.07 422
756 밤비 이월란 2010.05.30 400
755 과연, 이월란 2010.05.30 355
754 손밥 이월란 2010.05.30 550
753 안나푸르나 이월란 2010.05.30 356
752 날씨, 흐림 이월란 2010.05.30 393
751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750 호텔 YMCA, 채널1 이월란 2010.05.25 464
749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748 큰 바위 얼굴 이월란 2010.05.25 412
747 노교수 이월란 2010.05.25 349
746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503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