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3
어제:
232
전체:
5,033,318

이달의 작가
2009.05.12 13:3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조회 수 284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09/05/09)




납세고지서를 보내는 대신 나는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내 비극의 에너지를 산출한다
항간의 낡은 코드에게 반항한다
마법에 걸려 있는 나의 언어를 방생한다


우발적으로 솟는 내일의 해는 삭제당하지 않고 오직 뜨거운
등반으로 타고 올라야 할 정상이다
일상을 비끄러매는 최면술로, 나의 진부함으로 영합해오는 환각일 뿐이다
나는 세월의 주름을 접고 있는 재단사처럼 중성의 시간을 봉합하고 있다


나는 끝끝내,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배려로 남아있고 싶어
나를 틀 속에 꾹꾹 눌러 찍어대는 이 질서정연함에게 묻는다
항상 하나의 예외로 남아있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악행을 저지르기 전에 꼭 화장을 했다는 이세벨처럼
입술연지의 수은을 원죄의 향기처럼 혈액으로 천천히 흘려보내고 있다


자발적이고도 모범적인 항간의 질서는
나의 아득한 높이를 측량하고 있다
나의 출렁이는 깊이를 재어보고 있다
  

스핑크스의 미소로 죄의 이온수를 마시고
수면을 간질이는 물속의 비명을 올리면
목숨은 시시각각 경건한 백지 위에서 얼룩처럼 번지고 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 봄눈 2 이월란 2010.04.05 430
204 맹물로 가는 차 이월란 2010.10.29 430
203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202 다음 페이지 이월란 2010.09.26 431
201 사람이 그리울 때 이월란 2008.05.09 432
200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3
199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198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33
197 바람의 자식들 이월란 2010.02.12 434
196 내게 당신이 왔을 때 이월란 2010.04.18 434
195 겨울비 이월란 2011.03.18 434
194 호스피스의 유서 이월란 2010.03.22 435
193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35
192 식기 세척기 이월란 2010.06.12 435
191 그들은 이월란 2008.05.08 436
190 사루비아 이월란 2010.02.28 436
189 P.O.W. 이월란 2010.04.27 436
188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187 허아비 이월란 2008.05.09 440
186 통싯간 이월란 2010.01.13 440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