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5
어제:
306
전체:
5,023,008

이달의 작가
2009.10.21 12:41

귀도(歸島)

조회 수 305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도(歸島)



이월란(09/10/19)



뭍의 발자국 잇대어 바다를 건너셨나요
적막한 가슴 더욱 적막히 파도치러 가셨나요
디딜 곳이 너무 많아 떠 있으려 가셨나요
목소리들의 불협화음 물소리로 조율하러 가셨나요
눈물로는 적셔지지 않는 가슴까지 담그러 가셨나요


새들이 떼지어 날아가 버리고 나면 휑하니 비어버리는 곳
아침의 짐을 싣고 부웅, 먼지 일으키며 트럭에 실린 하루가
떠나고 나면 흐린 시야 속에서 야금야금 자라는 곳
뭍의 바람이 너무 매워 차라리 시리고도
푸른 파도 홑이불처럼 끌어당기는 곳


마르지 못해 물괴는 곳마다 절망의 늪을 세우셨나요
언어의 반란군으로 몰려 귀양 가는 당신 이젠 움직일 수 없어
태양의 반점같은 눈물에 목을 매고
팔 한 가닥씩, 다리 한 가닥씩 너울 너울 자라나는 곳


하늘이 바다되고 바다가 하늘되는
망망한 가슴에 수평선을 그으러 가셨나요
뭍의 언어가 들리지 않아 끼륵끼륵 바다갈매기로
귓불 마저 씻으러 가셨나요
갈 곳은 많아도 머물 곳은 없어
발 없는 그 곳으로 가셨나요


발 없이 가슴만 자라는 부푼 섬
내 안에 있는 이 섬
말이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 꽃신 이월란 2011.07.26 283
124 천국에서 온 메일 이월란 2011.07.26 325
123 섬에 갇히다 이월란 2011.07.26 318
122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121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120 마른꽃 2 이월란 2011.07.26 346
119 공존 이월란 2011.09.09 222
118 젖니 이월란 2011.09.09 248
117 아이스크림 차 이월란 2011.09.09 380
116 고인 물 이월란 2011.09.09 270
115 떠난다는 것 이월란 2011.09.09 268
114 중간 화석 이월란 2011.09.09 313
113 회귀 이월란 2011.09.09 314
112 궁상 이월란 2011.10.24 263
111 당신도 시인 이월란 2011.10.24 278
110 고해 이월란 2011.10.24 299
109 어둠과 나무 이월란 2011.10.24 396
108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107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106 조연 이월란 2011.10.24 350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