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0
어제:
274
전체:
5,025,196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35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404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403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402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401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400 물속에서 이월란 2012.08.17 451
399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398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4
397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338
396 물 긷는 사람 이월란 2008.05.08 544
» 이월란 2009.12.09 351
394 무제사건 이월란 2009.12.20 349
393 무제(無題) 이월란 2008.05.10 317
392 무서운 침묵 이월란 2009.04.07 278
391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390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389 무대 위에서 이월란 2011.07.26 269
388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387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386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2008.11.23 320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