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95
어제:
19,791
전체:
5,935,492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489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7 귀여운 뱀파이어 이월란 2009.12.22 527
876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468
875 그리움 4 이월란 2009.12.22 442
874 립스틱, 내가 나를 유혹하는 이월란 2009.12.22 505
873 무제사건 이월란 2009.12.20 450
872 푸드 포이즌 이월란 2009.12.20 566
871 가변 방정식 이월란 2009.12.20 483
870 당신에게선 물 흐르는 소리가 나요 이월란 2009.12.20 604
869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462
868 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 2009.12.15 529
867 길치 이월란 2009.12.15 400
866 詩 6 이월란 2009.12.15 438
865 詩 5 이월란 2009.12.15 403
864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449
863 마력 이월란 2009.12.09 430
862 제3시집 세컨드 랭귀지 이월란 2009.12.09 642
» 이월란 2009.12.09 489
860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 2009.12.09 529
859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594
858 견공 시리즈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621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