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의 창 (견공시리즈 51)
이월란(09/12/04)
허공을 걷는 나비처럼
토비는
아무도 쳐다봐 주지 않는 타박타박한 시간을 걸어
베란다로 뚫린 유리문을 한 번씩, 한참이나 내다보고 온다
토비의 눈높이에 있는 유일한 창이다
수직의 블라인드,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의 직선이
토비의 가슴둘레만큼 흔들리고 있다
미천한 슬픔이 발목까지 내리고 있다
키작은 고뇌가 눈처럼 쌓이고 있다
무언의 눈빛이 별빛처럼 떠나고 있다
가늘고 긴 꼬리가 외롭게 말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