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09/12/14)
떨어진 꽃잎을 우표처럼 붙이고
바람을 타고 날아온 시
세파에 부서지고 비에 젖어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나의 주소 위에 내려 앉았네
"당신을 몰랐다면
너무 막막해서
내가 떠났을 세상
이 마음에
적막한 불을 붙이며
그대가 바람이어서......“
바람이 거기에서 여기로 불 듯이
바람이 여기에서 거기로 불 듯이
적막한 곳에서 태어나
이름 없는 곳으로 가듯이
마음도 바람을 닮아가고
세월도 바람을 닮아가더라도
차마 버리지 못한 세상은
눈 멀고 귀 멀어도
이리 아름다운 것을
거리에 나온 세상은
노을 아래서도
바람만 타고서도
이리 눈부신 것을
그대가 바람이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