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96
어제:
276
전체:
5,025,618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35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624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623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622 미드라이프 크라이시스 이월란 2009.01.02 731
621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620 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 2010.01.19 472
619 미련 이월란 2009.09.04 331
618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299
617 미로캠 이월란 2008.05.10 309
616 미로학습 이월란 2013.05.24 235
615 미리내 이월란 2008.05.10 234
614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613 미역국 이월란 2009.11.11 452
612 미워도 다시 한번 이월란 2008.05.10 393
611 미자르별이 푸르게 뜨는 날 이월란 2008.05.10 410
610 밀수제비 이월란 2009.12.31 389
609 밑줄 이월란 2008.05.10 270
608 바나나 속이기 이월란 2021.08.16 100
607 바느질 이월란 2008.05.08 387
606 바다몸 이월란 2009.04.14 270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