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
어제:
306
전체:
5,022,933

이달의 작가
2009.12.09 13:49

조회 수 35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월란(09/12/07)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저 문 너머에도 내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한기에 소름 돋던 날은 꿈속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나는 통째로 날아가버려
열면 추우리라, 다시 되돌아오지 못하리라
아니, 아예 잠겨 있으리라, 그랬는데
저 문을 열면 시퍼런 강물이 이무기를 키우고 있으리라
저 문을 열면 태풍이 나를 갈갈이 찢으리라, 그랬었는데
열면 열린다는 사실은 케케묵은 해피엔딩의 전설이었는데
유년의 꿈을 선명히 새기고도 너무 늙어 녹슬어 버리더니
누군가, 언젠가 열어주리라 지독히도 기다리더니
꿈의 톱날은 벽에도 문을 그리고 손잡이를 달아
그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이었다고
그 언젠가가 바로 지금이었다고
삐꺼더덕 삐꺼더덕 입을 열고 있다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문 너머에도 다져지고 있었다니
나의 뒷모습을 닮은 그림자가 손을 내밀고 있었다니
문의 심장은 내 손에 쏘옥 들어오는 손잡이였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5 코끼리를 사랑한 장님 이월란 2009.12.15 334
624 바람에 실려온 시 이월란 2009.12.15 425
623 길치 이월란 2009.12.15 294
622 詩 6 이월란 2009.12.15 293
621 詩 5 이월란 2009.12.15 277
620 간밤에 내린 눈 이월란 2009.12.15 328
619 마력 이월란 2009.12.09 304
» 이월란 2009.12.09 351
617 하늘이 무거운 새 이월란 2009.12.09 417
616 Mr. 딜레마 이월란 2009.12.09 363
615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310
614 걱정인형 이월란 2009.12.03 357
613 길고양이 이월란 2009.12.03 401
612 거울 이월란 2009.12.03 332
611 병치레 이월란 2009.12.03 307
610 이월란 2009.11.25 376
609 詩의 체중 이월란 2009.11.25 319
608 가을귀 이월란 2009.11.25 353
607 그리움 3 이월란 2009.11.25 301
606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