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338
전체:
5,022,037

이달의 작가
2009.12.09 13:50

마력

조회 수 303 추천 수 2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마력



이월란(09/12/09)



하늘에선 깃털보다도 가벼웠던 눈이
땅으로 오더니
천근 같은 인간의 발목을 잡는다
허공에선 먼지보다도 가벼웠던 눈이
길에 닿더니
육중한 차들의 바퀴를 물고 늘어진다


저리 무심하게도 위에서 아래로 내릴 뿐인데
물에 빠지고
땅에 빠지고
바람에 빠지고
핸들에 붙들린 채로 갓길로 쳐박히고


눈의 흰자위 속에
약삭빠른 시선들이 조급하게 머물러 있는데
하얀 눈의 손아귀에서
지구가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데
완성된 눈의 성 안에
발빠른 지상의 시간들이 갇혀 있는데
스노우체인을 감은 맥박이 겨우겨우 띄고 있는데


눈은 시답잖게도 내린다
눈은 무료하게도 내린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5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684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683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682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332
681 립스틱, 내가 나를 유혹하는 이월란 2009.12.22 413
680 립싱크 (lip sync) 이월란 2009.07.27 283
679 마(魔)의 정체구간 이월란 2008.05.10 280
» 마력 이월란 2009.12.09 303
677 마로니에 화방 이월란 2009.08.06 445
676 마르티넬라의 종 이월란 2009.10.29 383
675 마른 꽃 이월란 2009.09.29 371
674 마른꽃 2 이월란 2011.07.26 346
673 마스크 이월란 2021.08.16 55
672 마음 검색 이월란 2010.11.24 401
671 마음의 병 이월란 2010.05.18 409
670 마작돌 이월란 2008.05.09 377
669 마중물 이월란 2008.05.09 296
668 마지막 키스 이월란 2010.06.28 462
667 막장무대 이월란 2009.03.21 260
666 만개(滿開) 이월란 2008.05.10 225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