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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9.12.22 12:32

세밑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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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우체국



이월란(09/12/21)



삼백 육십 다섯 개의 사랑을 간단히 접어
기억이란 봉투 속에 봉해버리는 연말이면
나도 우표 한 장 이마에 붙이고
너에게로 가고 싶다


삼백 육십 다섯 개의 눈물 방울들을 간단히 말려
추억이란 책갈피 속에 끼워버리는 연말이면
나도 우체국 저울 위에 올려지는 소포 꾸러미가 되어
너에게로 가고 싶다


태평양을 건너는 성탄카드의 무게값은 98센트
섣달 그믐에만
낯선 발자국의 선밀도 높아지던 고향으로
가장 작은 단위의 지폐 한 장으로도 충분한 몸값으로
나도 그렇게 가벼워져
바다 위의 비행기를 타고 싶다


딩동~
기억의 초인종을 누르고
세밑의 작고 가벼운 소포처럼
너의 앞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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