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0
어제:
274
전체:
5,025,176

이달의 작가
2010.01.04 13:53

실비아, 살아있는

조회 수 344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실비아, 살아 있는



이월란(09/12/30)



나의 머리는 한 번도 생각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죠
나의 가슴은 한 번도 사랑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죠


잃어버린 가슴을 관통하는 시의 행간들을 먹고 살았어요
눈부신 빨래 뒤에는 때에 절은 일상이
강의실 뒤에는 아이 울음소리에 성급히 넘겨버린 책장이
나의 시들을 다시 읽어주고 있네요
당신의 바람은 천국의 아이를 배고 있다네요
사랑은 사랑할 때까지만 사랑이에요
그리곤 새들이 물어가 버리죠
꽃들이 앗아가 버리죠
당신의 아이들을 태우고 바닷가로 갔어요
파도마저도 나를 버리더군요
크리스마스 트리 위에 아이가 만든 천사를 세워 두고
잠든 아이들을 위해 세상의 마지막 아침을 구워요
아이들의 잠이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테잎으로 문틈을 봉하구요
백치의 질식을 꿈꾸어요 사랑에 미친 냉혈한을 꿈꾸어요
한 번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던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비극은 살아있다는 것
광기의 벼랑으로 떨어지는 생명을 받아 먹고
끝끝내 나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던 그 세상이
이제야 내 속으로 갇히고 있네요



* 실비아 : 크리스틴 제프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404 세밑 우체국 이월란 2009.12.22 365
403 초콜릿의 관절 이월란 2010.01.04 365
402 여보, 눈 열어 이월란 2012.05.19 365
401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08.10.25 366
400 악어와 악어새 이월란 2009.01.31 366
399 경계인 2 이월란 2009.06.01 366
398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397 맛간 詩 이월란 2010.10.29 366
396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67
395 과수원댁 이월란 2009.10.08 367
394 즐거운 설거지 이월란 2011.05.31 367
393 다녀간 사람들 이월란 2008.05.10 368
392 늪이어도 이월란 2009.09.04 368
391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369
390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389 청연(淸緣) 이월란 2008.05.09 370
388 내 마음의 보석상자 이월란 2008.05.09 370
387 야누스 이월란 2010.02.12 370
386 그리움이 이월란 2010.12.26 370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