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9
어제:
235
전체:
5,025,011

이달의 작가
2010.01.29 09:09

고래와 창녀

조회 수 573 추천 수 3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래와 창녀*



이월란(10/01/27)



세상이 버린 늙은 창녀같은
작살 맞은 고래 한 마리 떠오르는 바다


내 안에 들어와 전구처럼 불 밝히는 당신을 사타구니에 차고선
바다를 먹고 사는 저 파타고니아 해변 가득
빛으로 지은 집을 짓고 바닷속을 환히 비추며 살고 싶었네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바다의 살갗 위로 벗은 가슴이 출렁일 때마다
늙은 고래의 임종처럼 뜨는 노을마저 품고 싶었네


땅끝 마을 깊숙이
라플라타 강을 먹고 자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비린내마저 묻고
꿈틀대는 선창 가득 반도네온의 스타카토로
끝나지 않는 탱고를 추고 싶었네


눈먼 포주같은 세상 속에서도
나의 바다엔 어젯밤과 같은 물이 고여
바닷속처럼 온갖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운명처럼 지나가겠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다가 보이는 창을 내고
늘 이렇게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어
늘 이렇게


그리움의 조수도 높은
그녀의 질속 같은 저 바다처럼



* 루이스 푸엔조 감독의 영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5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944 노을 4 이월란 2012.02.05 374
943 공갈 젖꼭지 이월란 2012.02.05 663
942 운명을 고르다 이월란 2012.02.05 283
941 살 빠지는 그림 이월란 2012.02.05 559
940 눈물로 지은 밥 이월란 2012.02.05 319
939 플라톤의 옷장 이월란 2012.01.17 361
938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 2012.01.17 336
937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936 볼링장 이월란 2012.01.17 294
935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이월란 2012.01.17 511
934 모래성 이월란 2012.01.17 261
933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932 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 2012.01.17 841
931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930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929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928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927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926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