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3
어제:
232
전체:
5,033,318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7

꿈꾸는 발

조회 수 511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 좋은 글 이월란 2008.05.09 295
204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90
203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은퇴예배 이월란 2008.05.10 313
202 주망(蛛網) 이월란 2008.05.09 349
201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200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199 주정하는 새 이월란 2011.03.18 414
198 주중의 햇살 이월란 2010.04.23 330
197 주차위반 이월란 2010.02.28 442
196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307
195 죽어도 싸다 이월란 2010.05.25 366
194 줄긋기 이월란 2009.01.15 402
193 중간 화석 이월란 2011.09.09 313
192 중독 2 이월란 2010.07.09 532
191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190 즐거운 설거지 이월란 2011.05.31 367
189 증언 2 ---------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9.01.16 289
188 증언 3------구시대의 마지막 여인 이월란 2009.10.14 395
187 지구병원 이월란 2009.09.19 313
186 지그재그 지팡이 이월란 2009.01.02 271
Board Pagination Prev 1 ...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