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