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은 3 (견공시리즈 54)
이월란(10/02/08)
나는, 선악과를 따먹은 후
판단을 멈추지 않는 인간의 눈이 싫다
그래서 거울 속의 내 눈조차 오래 바라보지 못한다
선악과를 따먹지 않아
그저 묻기만 하는 토비의 눈이 좋다
나는 왜 초콜릿을 먹음 죽나요?
주인님은 왜 매일 나가서 일을 해야 하나요?
주인님은 왜 오늘 행복해 보이나요?
주인님은 왜 오늘 울고 있나요?
견공시리즈는 몇 편까지 나오나요?
깜빡깜빡 백치처럼
묻고 묻고 또 묻는 토비의 눈이 좋다
슬픈 날이면 문 옆에서 꼼짝 않고 엎드려
인간엄마만 온종일 기다리고 있다는
토비의 개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날이다
멀리서 들리기만 해도 소름끼쳤던
인간들의 그 욕지거리, 늘그막에
“개 같은 년”이 되고 싶어질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