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7
어제:
338
전체:
5,022,126

이달의 작가
2010.02.21 07:14

이혼의 꿈

조회 수 604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혼의 꿈



이월란(10/02/18)



신혼 초에 나는 착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뜯기 좋은 돼지갈비를 넣은 김치찌개를 좋아하는데
그는 두부만 넣은 김치찌개만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돼지갈비를 벌레 보듯 하는 그의 눈 앞에서
나는 꿈틀거리는 벌레를 쫄깃쫄깃 씹으면서 선량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30대에도 난 얌전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CNN 뉴스가 보고 싶은데
그는 풋볼게임을 보다가 채널을 돌리면 골프고
또 채널을 돌리면 농구고 또 채널을 돌리면 야구였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나는 이성적인 이혼을 꿈꾸고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가 내게 명령하고 간섭한다는 것이
순간 순간 끔찍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갸륵한 꿈들이 모두 이루어졌다면
인류는 간단히 멸종했을 것이다


지구는 건재하다
악랄한 이혼을 꿈꿀 때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5 카인의 딸 이월란 2008.05.07 634
1004 수신자 불명 이월란 2011.01.30 627
1003 그대가 바람이어서 이월란 2010.07.19 618
1002 뮤즈에의 구애 이월란 2009.05.19 610
»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604
1000 겨울 갈치 이월란 2009.08.29 601
999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97
998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594
997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996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이월란 2008.05.07 579
995 타임래그 2 이월란 2010.10.29 579
994 쇠독 이월란 2012.05.19 579
993 착각이 살찌는 소리 이월란 2009.12.31 578
992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2 1 이월란 2014.10.22 578
991 야경(夜景) 이월란 2008.05.07 575
990 환절의 문 이월란 2010.10.29 575
989 세모의 꿈 이월란 2010.12.26 575
988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987 고래와 창녀 이월란 2010.01.29 573
986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