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44
어제:
276
전체:
5,025,566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7

눈별

조회 수 442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별



이월란(10/03/10)
  


눈내린 겨울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눈 내린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베갯머리에서 눈맞춰 둔, 시선 끝의 별 세 개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버린 철새였다
별 없는 밤, 폭설을 머금고 눈뜬 하늘
뜨거워진 지구가 머리를 식힐 때쯤
기상청의 적설량은 너와 나의 두절
내일도 눈밭이겠다, 눈을 업고
철새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버린 겨울별들
회귀선 엉킨 하늘 영토마다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멀고도 따뜻한 곳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더 눈부신 곳
저 눈 다 내리고나면, 다 쏟아지고나면
여기보다 더 따뜻한
철새들 돌아오는 봄의 문턱쯤에선
별들도 돌아와 내 눈 속에 둥지를 틀겠지
태평양의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기 엘니뇨의 울음소리로
별들이 날아간 북극은 예년보다 더 따뜻하단다
허공이 컹컹 하얗게 짖고 있는 밤
기억처럼 박혀 있는 별 하나
자꾸만 창틀 밖으로 기어나가고 있다
별 없이도 밤하늘이 푸르다


별처럼 박혀 있던 당신이 가고서도
하늘이 여전히 푸르렀던 것처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5 死語 이월란 2009.10.01 290
704 세월 3 이월란 2013.05.24 290
703 만남 이월란 2008.05.09 291
702 이인(二人) 이월란 2008.09.07 291
701 빨래를 개면서 이월란 2008.12.02 291
700 해커 이월란 2009.04.22 291
699 성대묘사 이월란 2009.05.30 291
698 이혼병(離魂病) 이월란 2008.05.09 292
697 남편 이월란 2008.05.10 292
696 엉기지 말라 그랬지 이월란 2009.02.14 292
695 눈물 축제 이월란 2009.10.24 292
694 어떤 하루 이월란 2008.05.10 293
693 미라 (mirra) 이월란 2008.05.10 293
692 당신꺼 맞지?--------------conte 시 이월란 2008.05.10 293
691 부음(訃音) 미팅 이월란 2008.05.28 293
690 詩 6 이월란 2009.12.15 293
689 붉어져가는 기억들 이월란 2008.05.10 294
688 해바라기밭 이월란 2008.05.10 294
687 I LOVE YOU 이월란 2009.01.27 294
686 달거리 이월란 2009.01.31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