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56
어제:
587
전체:
5,047,685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7

눈별

조회 수 443 추천 수 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별



이월란(10/03/10)
  


눈내린 겨울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눈 내린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베갯머리에서 눈맞춰 둔, 시선 끝의 별 세 개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버린 철새였다
별 없는 밤, 폭설을 머금고 눈뜬 하늘
뜨거워진 지구가 머리를 식힐 때쯤
기상청의 적설량은 너와 나의 두절
내일도 눈밭이겠다, 눈을 업고
철새의 날개를 달고 날아간버린 겨울별들
회귀선 엉킨 하늘 영토마다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멀고도 따뜻한 곳
저 별들의 고향은 언제나 더 눈부신 곳
저 눈 다 내리고나면, 다 쏟아지고나면
여기보다 더 따뜻한
철새들 돌아오는 봄의 문턱쯤에선
별들도 돌아와 내 눈 속에 둥지를 틀겠지
태평양의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기 엘니뇨의 울음소리로
별들이 날아간 북극은 예년보다 더 따뜻하단다
허공이 컹컹 하얗게 짖고 있는 밤
기억처럼 박혀 있는 별 하나
자꾸만 창틀 밖으로 기어나가고 있다
별 없이도 밤하늘이 푸르다


별처럼 박혀 있던 당신이 가고서도
하늘이 여전히 푸르렀던 것처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71 흙비 이월란 2010.03.22 528
970 호스피스의 유서 이월란 2010.03.22 437
969 절망에게 이월란 2010.03.22 399
968 가시나무새 이월란 2010.03.22 392
967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 2010.03.22 418
966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 2010.03.22 468
965 견공 시리즈 그 분의 짜증(견공시리즈 59) 이월란 2010.03.22 448
964 영시집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0.03.22 337
963 영시집 Longing 이월란 2010.03.22 355
962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9
961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5
» 눈별 이월란 2010.03.15 443
959 아버지 이월란 2010.03.15 375
958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81
957 견공 시리즈 마흔 다섯 계단(견공시리즈 58) 이월란 2010.03.15 415
956 영시집 If the Moment Comes Again 이월란 2010.03.13 389
955 영시집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0.03.13 342
954 영시집 The Shaking House 이월란 2010.03.13 371
953 영시집 A Dried Flower 이월란 2010.03.13 359
952 영시집 The Reason 이월란 2010.03.13 379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