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39
어제:
463
전체:
5,065,669

이달의 작가
조회 수 731 추천 수 5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이월란(10/03/25)



부서지는 활자들의 짧은 선으로 그 얼굴 그려보는 일이었네
휘잉, 바람소리만으로도 휘청이는 가지들을 하나 하나 옭아매는 일이었네
관객 없는 무대 위에서 무반주의 노래를 부르는 일이었네
거울 앞에서 옷을 입을 때마다 거울 속의 내가 옷을 벗는 일이었네
계절이 수없이 바뀌어도 지나간 한 계절 위에서 움직일 수 없는 일이었네
눈부시게 피어난 꽃을 보고도 영원히 이름 지을 수 없는 일이었네
비문과 오문의 행간에서 오타만을 찾아 헤매는 일이었네
선잠 속 꿈처럼 비행하다 절벽 끝에서 멈춰버리는 일이었네
내게 눈 맞춰 오는 현실을 한 장면, 한 장면 외면하는 일이었네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일이었네
지상에 없는 색으로 빈 가슴을 채색하는 일이었네
돌아앉은 나를 매일 매일 되돌려 앉히는 일이었네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나와 사랑에 빠지기 이월란 2010.04.13 441
990 비온 뒤 이월란 2010.04.13 501
989 기다림 2 이월란 2010.04.13 359
988 견공 시리즈 지진이 났다(견공시리즈 60) 이월란 2010.04.13 519
987 이젠, 안녕 이월란 2010.06.28 392
986 봄눈 2 이월란 2010.04.05 439
985 이월란 2010.04.05 457
984 물받이 이월란 2010.04.05 536
983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64
982 詩의 벽 이월란 2010.04.05 420
981 늙어가기 이월란 2010.04.05 407
980 봄눈 1 이월란 2010.04.05 453
979 영시집 Rapture 이월란 2010.04.05 599
978 영시집 The way of the wind 이월란 2010.04.05 451
977 고인 물 이월란 2011.09.09 278
976 아이스크림 차 이월란 2011.09.09 382
» 그대 없이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이월란 2010.03.30 731
974 안개 이월란 2010.03.30 448
973 타로점 이월란 2010.03.30 433
972 꽃시계 이월란 2010.03.30 388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