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276
전체:
5,025,576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8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조회 수 494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10/03/11)



밤새 냉장실에서 몸을 녹였을 너를 생각했지
그렇게 갈라질 뱃속에 너를 품었을 때
세상도 함께 품었음을
상온에서 금새 녹아버릴 내장 속의 얼음 알갱이들을
헤아리며, 해산하며
함께 해산해버린 꿈의 결정체를
땅빛 기억의 옷을 다 벗기고
하얀 알몸으로 너부러지는 현실을
한 주먹으로 감싸쥐어도 좋을
연체동물의 허물어지는 세월로 바다를 가르며
다리가 머리에 붙어 있어
머리로 너에게로 갔지
듣지도, 날지도 못하는 날개 같은 귀로
너에게로 갔지
적을 만나면 먹물을 토하고 달아난다잖아
그렇게 검푸러진 바다를
가상의 곡선으로 출렁인다지
짝짓기를 할 때마다 열 개의 다리로 감싸던
그 단단했던 바위 아래 주저앉고 나서야
비린 현실의 도마 위라는 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5 동태엄마 이월란 2010.02.15 500
344 소통왕국 이월란 2010.02.15 377
343 털털교실 이월란 2010.02.21 406
342 춤추는 살로메 이월란 2010.02.21 424
341 VIP 이월란 2010.02.21 401
340 이혼의 꿈 이월란 2010.02.21 604
339 아홉 손가락 이월란 2010.02.28 373
338 사루비아 이월란 2010.02.28 436
337 자동 응답기 이월란 2010.02.28 506
336 주차위반 이월란 2010.02.28 442
335 장사꾼 이월란 2010.03.05 401
334 대출 이월란 2010.03.05 451
333 관(棺) 이월란 2010.03.05 453
332 미개인 이월란 2010.03.15 374
331 아버지 이월란 2010.03.15 374
330 눈별 이월란 2010.03.15 442
»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328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327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월란 2010.03.22 466
326 기다림이 좋아서 이월란 2010.03.22 417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