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4
어제:
259
전체:
5,026,076

이달의 작가
2010.03.15 14:48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조회 수 494 추천 수 4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10/03/11)



밤새 냉장실에서 몸을 녹였을 너를 생각했지
그렇게 갈라질 뱃속에 너를 품었을 때
세상도 함께 품었음을
상온에서 금새 녹아버릴 내장 속의 얼음 알갱이들을
헤아리며, 해산하며
함께 해산해버린 꿈의 결정체를
땅빛 기억의 옷을 다 벗기고
하얀 알몸으로 너부러지는 현실을
한 주먹으로 감싸쥐어도 좋을
연체동물의 허물어지는 세월로 바다를 가르며
다리가 머리에 붙어 있어
머리로 너에게로 갔지
듣지도, 날지도 못하는 날개 같은 귀로
너에게로 갔지
적을 만나면 먹물을 토하고 달아난다잖아
그렇게 검푸러진 바다를
가상의 곡선으로 출렁인다지
짝짓기를 할 때마다 열 개의 다리로 감싸던
그 단단했던 바위 아래 주저앉고 나서야
비린 현실의 도마 위라는 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5 오리가족 이월란 2011.05.10 307
304 오일장 이월란 2009.07.29 346
303 오줌 싸던 날 이월란 2009.01.16 462
» 오징어의 배를 가르며 이월란 2010.03.15 494
301 오타사죄 이월란 2010.06.07 377
300 오후 3시 이월란 2009.11.21 267
299 옹알옹알옹알이 이월란 2009.04.05 280
298 완전범죄 이월란 2008.05.10 289
297 왕따 이월란 2008.05.10 241
296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295 왜 당신입니까 이월란 2008.05.10 247
294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293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292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291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290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55
289 요가 이월란 2010.09.20 441
288 요코하마 이월란 2011.05.31 740
287 욕망을 운전하다 이월란 2009.04.22 374
286 우렁각시 이월란 2009.07.27 294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