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1
어제:
259
전체:
5,025,993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3

절망에게

조회 수 396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절망에게



이월란(10/03/17)



희망의 팔짱을 끼고 웨딩마치를 올렸을 때
나는 절망의 애인을 잊기로 했었다
꿈과 체념 사이를 이간질 하던
간신 같은 세월의 손을 잡고
남루했던 청춘을 등지고도 살아남은 중세는
매일 아침 희망과의 동침에서 깨어나도
나의 밑바닥까지 들여다 본 절망을
눅눅해지는 침실 머리맡에 앉혀두었음은
아침의 해아래 매일 지워내도
돌아서는 비루한 절망의 뒷모습이
어쩌면 고향처럼 늘 아늑했던 것임은
쥐고 있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매혹과 환멸의 강 사이
매일 아침 희망의 세례를 받고도
어둠이 오듯 매일밤 절망이 내리면
눈부신 절망이 새옷을 입고 내리면
오늘은 수족의 혁명에 가담하고
내일은 마법에 걸린 머리가 되었기 때문
보이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나를
결코 기소하지 못하는 나의 법정에서
희망의 청원을 거절하지 못해
보석으로 풀려나는 절망의 뒷모습으로도
희망을 향해 낯뜨거운 팔을 또 벌리고 말았기 때문
배를 맞추고 말았기 때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5 아이스크림 차 이월란 2011.09.09 380
344 절수節水 이월란 2010.07.09 380
343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342 명절 목욕탕 이월란 2008.12.19 381
341 착각 이월란 2010.06.18 381
340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339 집 밖의 집 이월란 2011.05.10 381
338 매핵기(梅核氣) 이월란 2010.04.23 382
337 마르티넬라의 종 이월란 2009.10.29 383
336 사랑과 이별 이월란 2010.08.08 383
335 눈사람 이월란 2010.11.24 383
334 기아바이 이월란 2009.02.14 384
333 팔찌 이월란 2010.02.15 384
332 이젠, 안녕 이월란 2010.06.28 384
331 돌부리 이월란 2008.05.08 385
330 그립다 말하지 않으리 이월란 2008.05.08 385
329 무례한 사람 이월란 2008.05.08 385
328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327 폭풍의 언덕 이월란 2008.05.10 385
326 한파 이월란 2010.12.26 385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