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0
어제:
306
전체:
5,023,063

이달의 작가
2010.03.22 15:33

절망에게

조회 수 396 추천 수 4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절망에게



이월란(10/03/17)



희망의 팔짱을 끼고 웨딩마치를 올렸을 때
나는 절망의 애인을 잊기로 했었다
꿈과 체념 사이를 이간질 하던
간신 같은 세월의 손을 잡고
남루했던 청춘을 등지고도 살아남은 중세는
매일 아침 희망과의 동침에서 깨어나도
나의 밑바닥까지 들여다 본 절망을
눅눅해지는 침실 머리맡에 앉혀두었음은
아침의 해아래 매일 지워내도
돌아서는 비루한 절망의 뒷모습이
어쩌면 고향처럼 늘 아늑했던 것임은
쥐고 있지 않으면 무너질 것 같은
매혹과 환멸의 강 사이
매일 아침 희망의 세례를 받고도
어둠이 오듯 매일밤 절망이 내리면
눈부신 절망이 새옷을 입고 내리면
오늘은 수족의 혁명에 가담하고
내일은 마법에 걸린 머리가 되었기 때문
보이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나를
결코 기소하지 못하는 나의 법정에서
희망의 청원을 거절하지 못해
보석으로 풀려나는 절망의 뒷모습으로도
희망을 향해 낯뜨거운 팔을 또 벌리고 말았기 때문
배를 맞추고 말았기 때문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5 립스틱, 내가 나를 유혹하는 이월란 2009.12.22 413
344 리크 leak 이월란 2009.11.16 332
343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342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341 레테의 강 이월란 2011.07.26 508
340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339 레모네이드 이월란 2008.05.09 364
338 레드 벨벳 케잌 이월란 2010.10.29 715
337 라일라* 이월란 2008.12.19 253
336 라식 이월란 2009.02.03 269
335 뜨거운 기억 이월란 2009.03.21 253
334 똥파리 이월란 2009.06.17 328
333 똥개시인 이월란 2009.04.07 254
332 또 하나의 얼굴 이월란 2008.05.08 414
331 떠난다는 것 이월란 2011.09.09 268
330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329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328 딸기방귀 이월란 2010.04.05 455
327 디카 속 노을 이월란 2009.07.27 297
326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