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1
어제:
276
전체:
5,025,583

이달의 작가
2010.04.18 13:49

금단(禁斷)

조회 수 416 추천 수 3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금단(禁斷)



이월란(10/04/16)



코카의 잎을 따러 갔어요 쌉쌀한 알칼로이드 분말을 옥도정기처럼 상처마다 발랐죠 여기 저기 슬픈 부위마다 마취당한 지옥을 버리는데, 환상어린 천국을 세우는데, 냄새가 없어요 무색에 중독된 증상마다 붉은 것들이 점점이 사라지고, 몇 년간 조율하지 않은 보스톤 그랜드 피아노 위에 올라 앉아 건반의 심장처럼 나를 두드려 보았죠 착란의 주성분은 진통이었어요 고음의 스타카토 아래 중후하게 엎드린 아리아, 세상의 표절이었죠 길들여진 의존성을 하얗게, 눈처럼 아세틸화하면 뼛가루같은 고운 결정체들이 숨길을 따라 이정표를 세운다고 했어요 독성이 없었다면 아마 너무 성스러웠겠죠 알뜰히 퍼진 균들이 소독 당할 때마다 열탕 속에 갇힌 듯 곧 숨이 멎을 것만 같았어요 핀셋같은 기억이 살갗을 스칠 때마다 감긴 눈이 떠지지 않아 이를 악물었죠 다음에 올 땐 정말 길을 잃지 않을거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25 푸코의 말 이월란 2008.05.14 318
724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723 詩똥 2 이월란 2008.05.16 279
722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90
721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298
720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719 청맹과니 이월란 2008.05.26 276
718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717 부음(訃音) 미팅 이월란 2008.05.28 293
716 비섬 이월란 2008.05.30 283
715 홈리스 (homeless) 이월란 2008.05.31 268
714 당신, 꽃이 피네 이월란 2008.06.04 270
713 그리움 이월란 2008.06.05 231
712 꽃, 살아있음 이월란 2008.06.07 235
711 둥둥 북소리 이월란 2008.06.08 338
710 핏줄 이월란 2008.06.10 242
709 주머니 속의 죽음 이월란 2008.06.10 335
708 비의 목소리 이월란 2008.06.11 277
707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205
706 P.T.O. 이월란 2008.06.19 211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