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5
어제:
276
전체:
5,025,597

이달의 작가
2010.05.25 11:02

외로운 양치기

조회 수 701 추천 수 3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10/05/23)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되어 프로방스의 목동에게 갔었어요
뤼브롱 산의 양들은 사람의 그림자를 닮아 있었지요
산 아래에선 누가 누가 잘하나 경연대회가 매일 벌어져도
순한 양들은 앞 짐승의 뒷발에 앞발을 붙이고
느리게 느리게도 풀을 뜯어 삼키지요
보름치의 식량을 기다리듯 목이 늘어지는데
땅끝의 언덕배기로 기어오르는 질긴 설레임
“잘 있거라 목동아” 심장에 떨어지는 건
노새에 차인 돌멩이 같은 “안녕”
두 어깨 위에서 지중해의 강물은 넘치는데
하도 외로워 입을 여는 일이 없었던 그 고독한 입 속에서
벌어지던 별들의 결혼식
오리온의 시곗바늘 아래 마글론의 예복이 입혀질 때쯤
아, 목덜미에 닿는, 다신 오지 않을 순간의 체온
하늘로 하늘로만 가까워지는 감긴 두 눈 옆에서
별 같은 두 눈, 은하수만 홍수처럼 넘쳐서요



* 게오로그 장피르의 [외로운 양치기] 속에 떠 있는
  알퐁스 도데의 [별]을 보며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5 이별나무 이월란 2008.09.10 259
764 이민 간 팔용이 이월란 2009.08.29 373
763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이월란 2008.05.10 347
762 이드의 성(城) 이월란 2009.05.09 315
761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760 이 길 다 가고나면 이월란 2008.05.08 381
759 음모(陰謀) 이월란 2008.05.08 374
758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757 유혹 이월란 2012.05.19 265
756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755 유정(有情) 이월란 2008.07.30 270
754 유언 이월란 2012.04.10 232
753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379
752 유령 블로그 이월란 2010.06.18 408
751 유럽으로 간 금비단나비 이월란 2008.05.09 370
750 이월란 2010.02.12 360
749 위선 이월란 2008.05.09 273
748 위기의 여자 이월란 2009.06.06 488
747 원형나비 이월란 2008.05.09 329
746 원죄 이월란 2008.05.10 235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