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183
전체:
5,020,470

이달의 작가
2010.08.08 10:04

그림자 숲

조회 수 452 추천 수 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 숲



이월란(10/07/28)



투명한 그물처럼 나를 휘감고 있는 그것들을 떼어내어 멀리 심어두고 오면 나이테도 없는 것들이 햇살 춤을 추며 눈앞으로 날아오곤 했다 그 무명의 율동을 나는 가지라 불렀다 잎이라 불렀다

물처럼 나를 비추는 땅 위를 출렁거리며 걸어왔을 뿐인데, 음양으로 누워 경계의 그림을 그리는 의식의 축제는 시간의 뒷모습으로 연명하는 수심의 물관으로 통통히 자라고 있었다

거대한 평면기호를 해독해야하는 순간이 덮칠 때마다 해와 눈을 맞추는 일이 불가능함을 새삼 깨달았던 것인데, 깊고 으슥해진 비밀한 곳에서 태어나는 짐승의 첫 울음 소리는 수풀 속에서 굴뚝처럼 자라고 있었다

열대야의 잠이 길을 잃고 울창한 발소리 산비탈을 오를 때마다 온데간데없다 어른대며 깔리는 캄캄한 그늘의 문양, 밟지 않고 지나가야 하는 그 밀림의 미로를 사람들은 인연이라 불렀다

혼자 가을이 되어 아름다운 치부가 여기저기 떨어져 쌓이는 곳마다 불을 지르고 다닌 봄날, 어둠 속에서 악령 같은 꽃들이 부활하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5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804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803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597
802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33
801 매일 짓는 집 이월란 2010.08.22 447
800 홍옥 이월란 2010.08.22 398
»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52
798 각角 이월란 2010.08.08 386
797 가시 이월란 2010.08.08 376
796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374
795 연중행사 이월란 2010.08.08 376
794 사랑과 이별 이월란 2010.08.08 383
793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이월란 2010.08.08 408
792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791 기억의 방 이월란 2010.08.08 390
790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789 그대가 바람이어서 이월란 2010.07.19 618
788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787 한 수 위 이월란 2010.07.19 534
786 자식 이월란 2010.07.19 407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