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6
어제:
463
전체:
5,065,506

이달의 작가
2010.08.08 10:04

그림자 숲

조회 수 454 추천 수 3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림자 숲



이월란(10/07/28)



투명한 그물처럼 나를 휘감고 있는 그것들을 떼어내어 멀리 심어두고 오면 나이테도 없는 것들이 햇살 춤을 추며 눈앞으로 날아오곤 했다 그 무명의 율동을 나는 가지라 불렀다 잎이라 불렀다

물처럼 나를 비추는 땅 위를 출렁거리며 걸어왔을 뿐인데, 음양으로 누워 경계의 그림을 그리는 의식의 축제는 시간의 뒷모습으로 연명하는 수심의 물관으로 통통히 자라고 있었다

거대한 평면기호를 해독해야하는 순간이 덮칠 때마다 해와 눈을 맞추는 일이 불가능함을 새삼 깨달았던 것인데, 깊고 으슥해진 비밀한 곳에서 태어나는 짐승의 첫 울음 소리는 수풀 속에서 굴뚝처럼 자라고 있었다

열대야의 잠이 길을 잃고 울창한 발소리 산비탈을 오를 때마다 온데간데없다 어른대며 깔리는 캄캄한 그늘의 문양, 밟지 않고 지나가야 하는 그 밀림의 미로를 사람들은 인연이라 불렀다

혼자 가을이 되어 아름다운 치부가 여기저기 떨어져 쌓이는 곳마다 불을 지르고 다닌 봄날, 어둠 속에서 악령 같은 꽃들이 부활하고 있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375
1130 반지 이월란 2010.09.06 425
1129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73
1128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80
1127 연옥 이월란 2010.08.22 423
1126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8
1125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30
1124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3
1123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6
1122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6
1121 견공 시리즈 그저, 주시는 대로(견공시리즈 80) 이월란 2010.08.22 395
1120 견공 시리즈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395
1119 견공 시리즈 역할대행(견공시리즈 78) 이월란 2010.08.22 398
1118 비말감염 이월란 2010.08.22 601
1117 제목이 뭔데 이월란 2010.08.22 441
1116 매일 짓는 집 이월란 2010.08.22 452
1115 홍옥 이월란 2010.08.22 403
»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54
1113 젖니 이월란 2011.09.09 250
1112 공존 이월란 2011.09.09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