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角
이월란(10/07/26)
밀폐의 땅은 하나같이 네 개의 각을 짓고 있어 나는 다리 없는 동그란 침대를 갖고 싶었지 침상 같은 사각의 기억 속에는 버릴 것들이 안락사를 꿈꾸는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어
지나갈 때마다 부딪쳐 무릎에 드는 푸른 멍 같은 기억들이 각에 감염되어 단단해지고 날카로워져 태아의 잠 속에서 둥글게 둥글게 몸을 마는 밤
해가 떠도 모난 날들이 책상 서랍에 포개어 누워 있던 종이인형들에게 매일 갈아 입히던 옷처럼 쌓여 있는 옷장 속도 사각이었지
꺾어져 돌아간 자리마다 잠시 누워버린 나도 나란히 엎드려 회복 없는 안락정토를 새겨놓고 다시 밤으로 재생되고 있는 낮의 모퉁이를 돌아 나오면
플라스틱처럼 질긴 내장을 도로 쑤셔 넣고 리사이클 캔의 네발걸음으로 들어오는 사각의 지붕 아래 각脚을 뜨는 밤, 버릴 것들이 너무 많은 서랍 같은 이 자리
참으로 저렴해진 기억들이야, 하나같이 네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