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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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10.08.22 11:57

제목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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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뭔데


이월란(2010/08)


기계음들의 조합에 신물이 날 때까지 참을 수 없지요
시시콜콜 뻔한 꽃의 결말을 싹둑 잘라버리고
미스테리한 줄기 위에서 다시 피어나고 싶지요
누구에게라도 거룩하게 부여하고 싶은
종말의 자유 한 잎, 입에 물리고 싶지요

꽃들은 뇌를 쏟으며 쓰러지고 있는데
공중의 장례식을 집도하며 정색하는 세상 앞에서
습기 없는 말들을 유언처럼 흘리며 살아온 죄
주섬주섬 주워 온 말들이 책갈피 속에서 혈서처럼
말라 있던 붉은 사유의 즙으로
즉흥적이어서 더욱 끔찍한 시나위 한 자락에 목을 매지요

점점이 이식되고 있는
대상 없는 반항의 묘목으로 자라다 뿌리 뽑혀도
산발한 기억의 머리채를 끌고 와 치렁치렁 엮어 만든
가발 하나 뒤집어쓰고 다니면서 나는
오래 미친 듯 다시 행복하고야 말겠지요


?

  1. 바람개비

  2. 저격수

  3. 비말감염

  4. 제목이 뭔데

  5. 매일 짓는 집

  6. 홍옥

  7. 그림자 숲

  8. 각角

  9. 가시

  10. 범죄심리

  11. 연중행사

  12. 사랑과 이별

  13. 내 그대를 그리워함은

  14. 바람의 길 6

  15. 기억의 방

  16. 배아

  17. 그대가 바람이어서

  18. 회灰

  19. 한 수 위

  20.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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