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2
어제:
276
전체:
5,025,504

이달의 작가
2010.08.22 11:58

비말감염

조회 수 597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비말감염


이월란(2010/08)


저온증에 시달리는 저 꽃들의 잔병치레로 진단해 주세요
인후통에 지친 기침소리 같은 말들로 가슴을 입원시키진 않겠어요
안면마비의 하루도 말초의 두 손과 발로 허우적거리며 당도해버리고 말았네요

우리, 식기마저 공유했나요?

둥둥 뜨는 밥알 같은 날들을 번갈아 건지며 연명했는데
북상하는 장마전선 아래 떠내려 가버린 저 아득한 유년의 하늘을
나는 이제 올려다보고 싶은 거잖아요

당신의 림프샘에 한 두 방울 떨어뜨린 붉은 균들의 너비를 재어보고 있어요
너비아니 구이처럼 자꾸만 얇아지는 아메리카나이즈, 아메리카나이즈
너덜너덜해지면 저절로 소화가 될까요

널 이해할 수 없어, 밥 대신 포테이토를 먹어 봐

기침을 통역하고 있어요
기침을 해 보세요, 나의 기도는 항상 열려 있지요, 활짝
길랭-바레 증후군에 걸린 네 살 박이 아이가 되어도
내 밥만 하다 죽은 엄마의 혀를 잘라낼 순 없잖아요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픈거잖아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5 단행본 이월란 2008.10.31 208
44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207
43 수신확인 이월란 2008.06.15 205
42 땅을 헤엄치다 이월란 2014.10.22 205
41 여행 이월란 2008.05.10 204
40 은혜 이월란 2008.07.17 203
39 유턴 4 이월란 2016.09.08 202
38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37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36 이월란 2008.06.20 195
35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34 빈집 이월란 2014.10.22 187
33 동물원을 베고 누운 고릴라 이월란 2015.09.20 187
32 바람이었나 이월란 2014.08.25 183
31 폐경 이월란 2014.08.25 175
30 부음 1 이월란 2015.09.20 174
29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월란 2014.10.22 172
28 부활 1 이월란 2016.09.08 144
27 물병과 병물 이월란 2021.08.16 132
26 오디오북 이월란 2021.08.16 128
Board Pagination Prev 1 ...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