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4
어제:
274
전체:
5,025,220

이달의 작가
2010.09.06 02:23

편지 4

조회 수 353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편지 4


이월란(2010/08)


꽃이 피길래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습니다
단풍이 들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눈이 오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그냥 밥만 먹었는데도 낳아보니
손발 달리고 얼굴 가진 인간의 아기였듯
엄마라 부르기에 엄마가 되었듯
그리고 또 해가 바뀌었을 때
새 해 첫 날, 숫자 하나 바꿔 쓰면 그만이었듯

말없이 사랑이 되고
말없이 이별이 되었듯

가고 오는 것들은 무례하게도 경계를 모릅니다
어리둥절 바보 같음은 갈수록 더합니다
앉아 있다 고개 들고 보면 해가 지고 별이 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로 가지 않고
가슴에서 주저앉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길눈이 자꾸만 어두워집니다
기초 없이 시작한 삶의 언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또 봄이 오면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겠습니다
가슴 붉어지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얼어버리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 사이버 게임 이월란 2011.10.24 360
104 집배원 실종사건 이월란 2011.10.24 407
103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102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101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100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99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98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97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96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95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94 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 2012.01.17 841
93 당신 때문에 꽃이 핍니다 이월란 2012.01.17 438
92 모래성 이월란 2012.01.17 261
91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이월란 2012.01.17 511
90 볼링장 이월란 2012.01.17 294
89 재활용 파일 이월란 2012.01.17 362
88 날아오르는 사람들 이월란 2012.01.17 336
87 플라톤의 옷장 이월란 2012.01.17 361
86 눈물로 지은 밥 이월란 2012.02.05 319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Next
/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