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5
어제:
463
전체:
5,065,505

이달의 작가
2010.09.06 02:23

편지 4

조회 수 358 추천 수 3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편지 4


이월란(2010/08)


꽃이 피길래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습니다
단풍이 들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눈이 오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아이를 가졌을 때
그냥 밥만 먹었는데도 낳아보니
손발 달리고 얼굴 가진 인간의 아기였듯
엄마라 부르기에 엄마가 되었듯
그리고 또 해가 바뀌었을 때
새 해 첫 날, 숫자 하나 바꿔 쓰면 그만이었듯

말없이 사랑이 되고
말없이 이별이 되었듯

가고 오는 것들은 무례하게도 경계를 모릅니다
어리둥절 바보 같음은 갈수록 더합니다
앉아 있다 고개 들고 보면 해가 지고 별이 떠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로 가지 않고
가슴에서 주저앉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길눈이 자꾸만 어두워집니다
기초 없이 시작한 삶의 언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또 봄이 오면
꽃이라 쓰고 꽃이라 읽겠습니다
가슴 붉어지면
단풍이라 쓰고 단풍이라 읽겠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얼어버리면
눈이라 쓰고 눈이라 읽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1 영문 수필 The Black History 이월란 2010.10.29 319
1150 니그로 이월란 2010.09.26 567
1149 다음 페이지 이월란 2010.09.26 433
1148 푸른 물고기 이월란 2010.09.26 487
1147 섬그늘 이월란 2010.09.26 569
1146 진짜 바람 이월란 2010.09.26 407
1145 요가 이월란 2010.09.20 446
1144 천국, 한 조각 이월란 2010.09.20 561
1143 F와 G 그리고 P와 R 이월란 2010.09.20 686
1142 그리운 이에게 이월란 2010.09.20 527
1141 부모 이월란 2010.09.20 548
1140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409
1139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53
1138 영문 수필 Life in Early Jamestown 이월란 2010.10.29 299
1137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8
1136 폐경 이월란 2014.08.25 178
1135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83
1134 해체 이월란 2010.09.06 382
» 편지 4 이월란 2010.09.06 358
1132 제3시집 눈물의 城 이월란 2010.09.06 378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