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城
이월란(2010/08)
태평양은 바싹 말라버린 사막이었지
빠져 죽지 않고 건너 왔으니
모하비가 출렁일 줄이야
웰컴 홈의 홈으로 들어오면
매트리스 위에 떠 있는 별들은 펄떡펄떡 살아 있었어
불법체류 중인 계절들이 쫓겨날 때마다
마법에 걸린 시야가 차려놓은 망명의 도시
사리처럼 반짝이는 거대한 보석의 집 속에서
니네 엄만, 메이드 인 코리아?
자꾸만 뚱뚱해져 함락될 수 없는 투명한 요새 너머
유두만한 땀방울을 송알송알 키워내며
정신줄 놓고 밥만 해대던 그, 늙은 여자
다신 건너갈 수 없는 바다 속
주물처럼 날 키워내고 있는 저 성벽
돌아보면 단단한 성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흐르는 듯 멈춰 담을 쌓아올리는 그녀와 나의 水城
건져내지 못한 진실로 서러워지는 경계마다
세월이 타고 남은 자리
나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그 자리
내가 태어난 곳 이라는 거야, 글썽글썽 쌓이고만 있어
결코 함락될 수 없다는 거야, 더 이상 늙지도 않는 그녀가
설계도를 갖고 도망쳐 버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