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지대
이월란(2010/08)
항간의 전파는 고르지 않다 평생을 공사판에서 일한 인부의 청각처럼 두드리는 소리는 더 이상 두드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몇 개의 음이 하나의 음이 되어 파도칠 때 비명마저 리듬을 타는 무성한 소문들,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추문으로도 유언비어의 명복을 빌면 그만인 그들은, 신음소리가 확성기를 타고 오는 가슴에 손을 얹고서야 뒤적여보는 오래된, 공소시효가 지나가버린 기사 속의 주어들이었다 기막힌 진실은 주어가 삭제된 서술문이었다 농아의 목청처럼 홀로 춤추는 혀의 뿌리를 가늠하는 건 오직 신의 신성한 임무라고, 고요한 지상에 뿌려지는 햇살의 언어가 뜨거운 것임을, 뜨거워도 데지 않는 신비한 것이었음을, 가는 귀 먹고 난 후에야 웅변처럼 설득당할 세월의 화술이었음을, 무언으로 삭여야만 하는 들리지 않는 너와 나의 땅